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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에 잠기다 2018. 10. 1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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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스타그램의 좋은 점은 이미지를 올리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 자리가 인스타그램이 없었다면 비어 있는 줄도 모르게 비어 있었을 것라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인스타그램 피드는 내 인생에 있어서 빠뜨릴 수 없는 하나의 경험이라고 할 것이다. 내가 올리는 것은 내 글과 마찬가지로 나의 한 부분이다. 글이 시간을 초월하여 자라난 내 생각을 현재 시점에서 정리한 것이라면 사진은 시간을 따라 변화하는 내 삶의 겉모습을 순간적으로 붙잡은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올리는 사진 이야기고, 컬릭션을 만들어 저장하는 폴더는 내 글에 가깝다. 즉, 시간을 초월하여 시간 순서대로, 혹은 시간의 역순으로 마구 자라난 하나의 생각을 현재 시점에서 정리한 것이다. 

    내 인스타그램 컬렉션은 크게 다섯 가지로 되어 있다. 풍경사진, 패션 사진, 운동 사진, 음식 사진, 인테리어 사진. 풍경 사진은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사진들이 올라오면 저장을 한다. 두 번째로 많이 보는 컬렉션이다. 패션 사진은 옷을 멋있게, 또는 섹시하게 소화한 사진이다. 운동사진은 안 그래도 길게는 하지 않는 운동을 빼먹지는 말자는 의미로 저장하는 사진이다. 패션 사진과 운동 사진은 컬렉션에 저장은 하지만 늘 새로운 사진과 과거에 올라온 것과 비슷한 사진 등이 계속해서 마구 올라오기 때문에 다시 들어가서 보지는 않게 된다. 아마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사진의 주류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이다. 음식 사진은 음식도 좋지만 한편으로는 레스토랑 사진이기도 하다. 맛나보이기는 하지만 내가 가볼 수 있을 법한 곳을 중심으로 저장을 한다. 원래 음식 사진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지는 않는데 지난 번 울산의 일산구에 휴가를 가면서 만들었던 폴더를 이름을 바꾸어 다음 휴가나 출장 때 써먹기 위해 가용하고 있다. 그때도 이 폴더 덕분에 오버30이라는 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단연 내가 자주 다시 들여다보는 폴더는 인테리어 폴더이다. 이 컬렉션은 컬렉션 이름도 office이다. 사무실 아이디어로 담아두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무실은 책상위에 아무것도 필요 없는 사무실이다. Paperless office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보고할 때 결재판에 보고서를 끼워 가야 해서 프린터도 필요하고 펜과 펜꽂이도 필요한 그런 사무실이 아니라 노트북 한 대만 있으면 되는 그런 사무실이다. 누가 온다고 해서 한 줄로 서서 "잡아 드셔도 좋습니다. 마음대로 하십시오.”하는 듯한 자세로 인사를 해야 하는 사무실이 아니라 독립적인 작업을 보장하는 사무실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여러 책상이 규칙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사무실보다는 커피숍과 같은 사무실을 선호한다. 그리고 그 위에는 노트북 한 대, 휴대폰 한 대면 충분한 사무실이면 더욱 좋겠다. 그래서 보면 주로 프로그래머나 작가의 책상인 경우가 많다. 어쩌면 협업을 하기 위해서는 그런 책상은 사용할 수 없다는 고백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는 분명하고도 구체적으로 풍기면서도 여러 사람이 일할 수 있는 독특한 공간 사진도 많이 올라온다. 그런 걸 보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단순히 흉내낸 것처럼밖에 보이지 않는 우리나라의 사무실 사진은 뭔가 위계적으로 장악하려는 밑바탕이 있는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인상을 준다. 어쩌면 내가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도 화면에 집중하면서 그런 분위기에서 벗어나는 듯한 느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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