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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팍팍한 사회
    사회.경제 2015. 3. 2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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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툭하면 듣는 말이 갑을 관계입니다. 갑을의굴레에 엮여서 거의 신분제 비슷한 환경이라 착각하고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억울하지만 하소연할 데가 없어 참고 살고 있고 그렇지 않은 쪽에서는 하다못해 자기가 짓지도 않은 아파트 브랜드를 등에 업고 갑질하려는 저질스런 모습까지 보이기도 합니다. 백화점이나 마트에서의 갑질은, "그렇게 돈쓴만큼 대접받고 싶으면 대우해주는 명품샵이나 아예 뉴욕이나 파리로 가지 굳이 왜 여기서 저래?"라는 말이 나올 수준입니다. 기업체끼리는 아예 아무리 불법적인 행위도 재벌이 하면 거의 다 자연스럽게 관행이라 불러 주어야 하는 정도가 되어 버렸고요. 그러다 보니 알바 시급을 가르쳐준다고 광고에 항의를 하는, "내가 범법자요" 하고 만방에 광고하는 어이없는 일도 발생하고 있죠.
    그런데 저런 갑질 중 눈에 띄는 갑질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주 특이한 케이스인데요, 몇달 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아파트 별로 줄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LH 임대아파트에 대기업 아파트 브랜드를 그려 놓으니 해당 브랜드에 입주한 다른 주민들이 소송을 걸기도 했었죠. 이런 경우들은 땅콩회항과 달리 사람을 우습게 보는 개인들이 벌이는 일이라기보다 패싸움의 형태여서 특이합니다. 제가 보기에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투자한 만큼에 비해 투자 당시 기대한 수익이 나지 않거나 빚이 많이 생기다 보니 그런 "브랜드 가치"라도 지키자는 몸부림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것이 홍보나 그런 수단보다는 브랜드가치가 더 낮은 아파트, 예를 들면 임대 아파트를 정해 두고 그 입주자들을 동등한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만큼 절박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쉬운 방식이기는 합니다. 다른 방식은 돈이 드는데 돈은 투자하느라 날리고 얼마나 더 벌지 모르니 불안하고 말입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서민들 사이의 계층화 시도라고 할 수 있는 이러한 현상은 겉으로는 몰지각한 인간들의 일탈 쯤으로 치부하고 비난하고 넘어가게 되기는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재벌 중심 경제의 활성화와 이에 비례한 중산층의 몰락, 그리고 이에 따른 생존의 위협에서 오는 불안감의 표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나도 언제 잘못해서 임대아파트로 이사가야 할 상황이 될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임대아파트로 갈 상황을 만들면 안된다'는 다짐으로 이어지면서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조차 기피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닌가 싶은 거죠. 이런 것은 업체들 사이의 갑을 관계에서도 이어집니다.
    법인세 종부세 깎아주고선 돈없다고 복지 줄여 늘어나는 자살률부터 이런 문제까지 재벌 중심 경제와 관계없는 사안이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막말로, 무슨 나라가 이렇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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