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직접 사용하기

오래 전 -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 One page proposal의 후속같은 표지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은 One page project가 출간된 기념으로 One page proposal이 함께 포장된 책이 있어 구입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그당시에는 말 그대로 피동적으로 읽었던 것 같다. 회사에서도 한페이지짜리 보고서를 권장하기 시작했을 때라 읽어야겠다고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절박함이라던가 쉽게 이야기해서 필요한 이유를 모르고 읽었던 것이다. 실행을 하겠다는 마음가짐 없이 저자가 소개하는 방법들과 예시를 동물원 동물 보듯 당연하게 지나가며 읽었던 것. 그래서인가 다시 펼쳐본 이 책이 보물창고같이 느껴진 것 자체가 뭔가 잘못되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반갑다.

여러 단계의 결재선과 자료 및 공정의 통합이 필요한 프로젝트에서 공정 사이의 조율이라던가 기술적인 것은 기존의 프로젝트 도구를 이용하고 단순히 공정을 종합하고 요약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지 말라는 것이 내용이라면 내용이겠다. 사실, 사용법 설명서라고 할 만한 분량이라 의미라던가 하는 면에서는 One Page Proposal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뒤에서 작성 순서라고 들어 있는 예시도 굳이 한페이지에 1식씩 들어가 있을 필요가 있을 정도이고 말이다. 하지만 책의 앞부분에서 저자가 밝혔듯이, 프로젝트에 OPPM을 맞추어야지 그 양식에 휘둘려서 작업을 망쳐서는 안되며 OPPM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잘 보여주고 책임감을 고취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깔려있는 바탕이다. 그밖에는 어려운 사항도 특별히 없다. 도구로써 다루기.

그 때 한 번 읽고 넘어가면서 http://www.onepageprojectmanager.com에서 서식을 몇가지 받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 가보니 예시와 템플릿만 PDF 파일로 제공되고 있다. PDF를 출력해서 매번 손으로 쓰기도 그렇고 해서 번역판에 나와있는 우리말 버전이 있다는 웹하드에 가서 보니 엑셀 파일이 있었다. 참고로, http://www.webhard.co.kr의 eulyoo/1111이다.

내가 지시해가며 프로젝트를 추진할 위치도 아니고 그럴 만한 큰 일도 없으니 당장 크게 보고용으로 사용할 일은 없지만 나름대로 쓸모 있어 보인다. 그래서 첫번째로 시험삼아 업무 개선에 사용해 보기로 했다.

내 업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1. 고유 업무 - 일상적인 관리업무

2. 위임 업무 - 안전관리자 및 공기구 관리자로서의 업무

3. 긴급 업무 - 설비 이상 시 동원되어 일을 하는 설비중심의 긴급 업무

이 중 위임 업무는 내 일이라는 생각이 적어 밀리거나 마감에 쫓기기 일쑤였다. 게다가 정기적으로(월별, 분기별) 보게 되다 보니 평소에 파악하는 정도가 무척 얕아졌다. 다른 일이 없는데도 그렇게 된다면 내가 게으른 것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보니 정리가 되지 않아서라는 결론이 나왔다.

고유 업무는 항상 접하는 일이다. 설비 상태에 대한 점검 결과 확인 그 밖의 기타 보고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기기 종류도 많고 하다보니 이 역시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일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래서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과 회의, 업무를 정리해서 적당히 배치하고 며칠 단위로 반복되게 하기로 하였다. 비정상 상황 시에는 그 시간에 비정상 업무를 수행하게 되지만 상황 종료 후에는 계획표대로 바로 돌아가면 된다. 일종의 당연히 있어야 하는 매뉴얼이라 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인 업무에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이제까지 못했던 것이다.

아무튼 결과는 앞으로 열흘이 지나 보아야 알겠지만 생각을 제대로 하기만 하면 표현하기는 쉬워진다는 걸 직접 느꼈으니 이 폼을 종종 사용하게 될 것 같다. 작성법은 쉽고 간단한데다가 위 웹하드에 차례를 잘 설명한 파일을 제공하고 있으니 잘 읽어 보면 유용할 것이다.

템플릿 파일(공백)과 한번 처음으로 작성해본 업무개선용 파일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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