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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보인다는 것글쓰기 2018. 9. 13. 06:30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곳에 숨어 끄적이던 것이 내 학창 시절 내 글의 운명이었다. 가끔 글쓰기 대회에 나가기는 했지만 쓰는 것을 좋아하기만 하고 재주는 없던 소년은 수상은 일찌감치 포기했었다. 그렇게 두고두고 누군가에게 보일 만한 글이 아니었기에 여기저기 짧게 메모하듯 써갈기고 나조차 읽기 함든 모양새가 되어도 부담이 없었다. 간혹 긴 글을 쓰더라도 다시 읽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지금보다는 아주 가끔이지만 그렇게 쓰고 나면 한바탕 소리라도 지른듯, 뜀박질이라도 한 듯 기운이 빠지면서 상쾌하곤 했다. 결국 쓴웃음을 지으며 한 잔의 술을 더 입에 털어놓게 되는 술자리 수다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가끔은 쓰고 싶을 만큼 답답한데 그렇게 써갈기는 것조차 녹록치 않아 더 답답했던 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