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춤법 정도는 무시하는 쿨한 사람이 되라생각에 잠기다 2015. 6. 20. 10:00반응형
고등학교 언어 영역 수능 시험과 그 이후에 이루어진 대학 생활에서 제가 신경을 많이 썼던 것은 맞춤법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문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사방에 전자문서가 널려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지라 '기록'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관점도 지금과는 약간 다르기도 했고 규정이라는 것은 '통일'을 위한 것이라는 가정 하에 후세에 참조하기 위해서는 알고 있는 한은 최대한 규정에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과 더불어 맞춤법에 약간 더 엄격해지는 때가 있습니다. 위의 경우라면 단지 제가 글을 쓸 때 신경을 쓰게 되는 정도였지만, 문제는 쏟아져 나오는 자기계발서였습니다. 자기계발서들의 말투가 대부분 '~해라', '~하지 않으면 안된다' 같은 것들이었는데, 정작 그 글을 쓰는 자신은 기본적인 맞춤법도 확인을 하지 않고 출판하는 주제에 시키는 건 많은 것이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저자가 제대로 썼는데 편집부에서 바꿔버리는 어이없는 일도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가 되라' 같은 경우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었는데, 그렇게 많으면 '있슴'이라고 쓰는 사람들처럼 자신있게 강요하는 경우도 없을 수는 없겠지요.
처음에는 어차피 이제는 저도 맞춤법 같은 것에 얽매이고 싶지는 않아서 아는 것은 적용하지만 헷갈린다고 굳이 찾아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제가 알고 있는 맞춤법도 틀리는 건, 책 만드는 걸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었다는 출판사에서 나왔다는 것이 그 출판사에서 출판을 하겠다고 고르는 책들에 대한 신빙성 역시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우연히 빌려다 본 '어떻게 살 것인가(책읽는 수요일)' 역시 내용은 좋다고 생각을 하지만 이 책을 참고로 '수상록'을 사 읽고 말지 이 책을 굳이 돈 주고 사서 읽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 역시 수시로 나오는 '~가 되라'였습니다. 소제목들도 죄다 명령문인 것도 이해가 가지 않고요.
완벽한 사람만이 선생이 될 수 있다면 선생이 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완벽한 선생이 되라는 것이 아니라 책을 만들려면 제대로 만들라는 것입니다. 책읽는 쉬운 일을 하는 사람이 책 만드는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고요? 그럼 그 책 사 읽을 돈 버는 건 쉬운 줄 압니까?
아무리 쿨한 사람이 되고 싶더라도 내내 눈에 거슬리는 책을 집에 두는 건 불편한 일입니다. 완전히 책 자체가 놔두었다간 볼 때마다 침을 뱉을 것 같은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푸른역사)' 같은 책이 아니라 내용은 마음에 드는데 단순히 맞춤법 때문에 거슬린다는 건 슬픈 일입니다. 아쉽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 책일수록 더더욱 독서노트에 발췌해 둡니다. 한두 군데면 그냥 고쳐서 표시만 해 둘 텐데요. 1
'쉐'와 '셰' 발음 문제가 방송의 문제라면 '~되라'는 출판사들의 문제입니다. 때로 방송에서도 이렇게 나오겠지요. 몇몇 거드름 피우며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들이 아니라 출판, 언론에 있는 사람들이 전문가들이 되어야 합니다.
- 제가 싫어하는 그 이유로 좋아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취향의 문제라 그냥 제가 싫어한다는 표현이라고만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본문으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