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싸이월드에 들어가 보았다. 첫화면부터 어느정도의 익숙함과 어느정도의 어색함이 함께 밀려온다. 그 어색함은 오랜만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지만 실제 여러 가지로 변화가 있었던 듯 보인다.
가입했던 클럽들은 그대로 잘 돌아가고 있다. 어차피 싸이월드에서 클럽은 다음이나 네이버 카페처럼 모르는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이 아니라 아는 사람들끼리 만든 것이기 때문에 떨어져 나왔어도 연결고리가 되는 그런 존재가 되었다. 가끔 들어가 글을 남겨도 댓글이 달려 있는..
미니홈피.
싸이월드의 핵과 같은 존재. 블로그니 뭐니 하면서 참 많이 만들어가고는 있지만 미니홈피야말로 싸이월드의 존재감이 아니던가. 역시나, 한때 매일 확인하던 조회수, 방문수가 0이다.
올려 놓고도 잊고 있었던 사진들과 다이어리를 훑어본다. 항상 북적거리던 클럽과 한마디 한마디에 댓글이 붙던 게시판, 술한잔의 계기가 되고는 했던 방명록. 방명록은 도박사이트 광고 소개만 여섯 개가 올라와 있다. 예전에는 삭제 기능만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신고도 된다. 어차피 탈퇴/재가입 하겠지만.
싸이월드에서 멀어지게 된 것은 네이트온과 통합하게 된 것이 크다. 엄연히 다른 기능인데 하나에 묶어 두려고 하니 거부감이 생겼던 것이다. 그나마도 편리를 위해서라고 자위해 보지만 네이트온 해킹 소식이 너무 자주 들려왔다.
그래도 여전히 미니홈피에 소식을 올려주고 있는 일촌들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든다. 일본에서도 이어져 가는 인연. 더이상 싸이월드가 붐은 아니다. 생활이었던 적은 있다. 싸이월드에서 만들어 갔던 모든 것이 이제는 낙엽처럼 다 말라서 박제되어 있는 모습을 보니 온라인이라는 것, 수많은 분자들의 조합으로 만드는 눈앞의 허상이 꿰뚫려 보이는 듯 하다. 지금 사용하는 트위터와 페이스북도 이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다지도 정성을 들이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생활과 일치시키는 그런 정성이 아니라 하더라도 분명 길은 있다. 그 점에서 페이스북은 우리나라에서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른다. 한바탕 풍파가 지나간 곳. 그곳에서 그 풍파를 한번 겪어내고 다시 한 번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뭔가는 달라도 다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