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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을 날렸다
    글쓰기 2018. 10. 8.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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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때라면 글을 쓸 거리가 생기면 스마트폰에 엄지로 열심히 기록을 남긴다. 길을 가다가 한쪽으로 비켜서서 구글 keep에 말 그대로 킵해 놓을 때도 있고, 에버노트를 열어서 주저리주저리 적고 있을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잊어버리기 전에 적는 것이다. 그 전에도 그런 작업의 중요성을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영업일 기준으로 거의 매일 글을 얼려야겠다고 마음먹은 요즘은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그 중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잠자리에서의 메모이다.
    지난 추석 연휴 중에 생긴 일이다. 잠자리에 누워서 잠이 막 들려고 하는 참이었다. 블로그에 올릴 글이 생각이 났다. 졸음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걸 메모로 해야 할지 글을 바로 만들지 고민이 되었다. 당연히 고민할 일이 아니다. 밤에 글을 쓰려다가 잠이 깨버리면 다음날 얼마나 힘들지 알기 때문에 제정신인 상태에서 그런 고민이 들면 밤에는 무조건 메모이다. 그런데 그날따라 그런 고민을 하면서 뒤척거리다 보니 머릿속으로는 글이 문단 구성까지 끝나버렸다. 그리고 결국 잠이 깨더라도 이렇게까지 진행된 이상 할 수 없다, 어차피 연휴가 기니까 오늘 하루쯤 희생하자, 하는 생각이 들면서 휴대폰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글을 작성을 하는데, 오랜만에 밤중에 머리를 써서 그런지 글도 술술 나오고 오타도 나지 않는 것이었다. 쓰다 보니 다른 글 아이디어도 생각이 나서 대충 마무리하고는 그 아이디어에 대한 글도 써내려갔다. 그 글은 막 생각이 난 것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쓰지는 않고 요약을 해서 적었다. 글을 대충 마무리하고는 휴대폰을 옆에 놓고 허리를 쭉 폈다. 눈이 따끔거렸지만 그만큼 잠이 잘 올 것 같았다.
    다음날 아침, 어제 쓴 글을 찾았다. 구글 keep에 작성하지 않은 것은 확인을 했는데, 에버노트에서 아무리 검색을 해도 어제 새로 작성한 글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른 곳에 적었나 싶어 사방을 다 뒤졌다. 심지어 대충 써갈긴 글을 블로그에 바로 올렸나 싶어서 블로그까지 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계속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와이프가 궁금했나 보다. 뭘 그렇게 하냐고,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왜 그렇기 들여다보냐고 한소리 하였다. 그래서 내가 어제 잠들기 전에 잠깐 글을 좀 써놓고 잤는데 글이 없어졌다고 했더니 와이프 말이, 나는 불을 끄기 전이 잠이 들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나는 그 글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럴 리 없다고 말은 하였지만,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처음에 메모를 할까 글을 쓸까 고민을 할 때는 방이 환해서 팔로 눈을 가리고 있었다. 하지만 글을 쓸 때는 불이 꺼진 상태라서 휴대폰 화면 때문에 눈이 부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불을 끈 적이 없는 것이었다. 즉, 잊어버리 전에 적은 것, 적는 김에 글로 작성하기로 한 것, 그리고 작성하다 나온 글감을 메모한 것까지 모조리 꿈이었던 것이었다.
    당시에는 억울하기만 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은 지금 생각을 해도 결론은 명확하다. 귀찮아서 머리를 굴렸지만, 그때 그 순간을 귀찮아하지 않고 메모만 남겼더라도 통째로 글 두 편이 날아가 버리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그 글은 찾지 못했다. 다시 그 생각이 나더라도 그날 들었던 생각인지 새로 든 싱각인지 구분하지 못할 것이다. 다시한 번 메모의 중요성을 깨달은 휴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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