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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구글쓰기 2018. 9. 11. 05:30
짝사랑이라는 말은 언제나 아련함이라는 단어를 달고 나타난다. 그 아련함은 시간이 만들어 낸 아련함이다. 그 아련함을 아는 사람은 아련함만 아는 것이 아니다. 그 느낌이 아련함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오래 전, 그 짝사랑이 현재였을 때 간절함이라는 것을, 일종의 병과 같은 그 상태를 겪어 보았어야 한다. 그 간절함은 특징이 있다. 촉감도 없고 실체도 알 수 없지만 상대방이라고 생각하는 그 대상을 향한 갈구는 마치 멀리뛰기를 하고 싶지만 도약을 해야 할 곳에 텅 빈 공간이 있는 것처럼, 무력감과 허무함을 동반한다. 잡을 수 없을 것 같지만 잡지 못했을 경우의 수를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무력감을 단지 잊고자 하는 열심한 노력의 시간. 머릿속을 가득 채운 환상같은 상상들,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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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용도, 쓰기의 용도글쓰기 2018. 8. 24. 19:31
웹세상은 문서로 이루어져 있다. 수많은 글들이 마치 전단지처럼 사방에 널려 있다. 책처럼 두툼한 묶음도 있고, 한 페이지의 A4용지나 심지어 메모지 같은 크기의 쪽지도 있다. 그런 것들이 중구난방으로 쌓여 있는 곳이 바로 인터넷 세계이다. 그러니 검색 엔진이나 일정한 규칙에 의거해서 철저하게 분류된 문서만 저장하여 제공하는 웹사이트들이 자본주의 세계에서 대접을 받는 것일테다. 실제 세계처럼 인터넷도 작은 메모지는 어쩔 수 없이 소멸되어 버리고 누군가 하나의 묶음으로, 책의 형태로 크기를 키워야 어느 정도 보존의 가능성이 보이는 그런 세계였다면, 지금처럼 낚시 페이지 몇 개로 조회수를 올리고 광고를 판매하는 일은 불가능했을 것이고 결국 특정한 기준으로 문서를 분류하고 버릴 것을 결정하는 관리자가 있는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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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상에 앉아라글쓰기 2018. 8. 23. 08:00
셜록홈즈의 원 소설에는 어떤 계기로 되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드라마 셜록에서는 왓슨이 셜록의 이야기를 블로그에 옮기게 된 계기가 스스로의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기를 써 보라는 의사의 권고 때문이었다. 어떤 일이 있었든 간단하게라도 블로그에 글을 써 보라는 것이었다. 수많은 블로그가 있고 그중 대다수가 버려지거나 스팸의 통로로 이용되는 현실에서 새로운 블로그를 개설해서 ‘운영’해 보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끄적이는 도구로 사용하라는 것은 충분히 생각해볼 만한 충고인 것 같다. 드라마에서 보면 머릿속으로 생각을 하고 계산 끝에 정곡을 찌르는 한 마디를 하는 주인공들을 많이 본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그렇게 극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말을 하면서 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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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과 단문글쓰기 2010. 11. 3. 16:52
트위터가 소셜 네트워크냐 뉴스 네트워크냐 하는 것은 더 이상 논쟁이 아니게 되었다. 사용자가 늘면서 어느 정도 평균적인 활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런 네트워크 자체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대화들보다는 새로운 소식이 퍼지는 장으로서의 성격이 눈에 띄게 강조되고 있고, 실제로 RT되는 트윗이 Follow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필자가 처음 트위터에 대해 듣고 계정을 생성할 때에는 그런 Follow 개념이 없었기도 하지만, 서비스에 대한 정의상 약간의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는데, 바로 "마이크로블로그"라는 것이 그것이었다. 딱히 이상할 건 없다. 부담스러운 포스팅 대신, 제목도 필요없고 내용도 140자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