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개발서들을 보면 가끔 행동, 즉 겉으로 보이는 면을 고쳐서 내면에 영향을 줘보려는 시도를 하곤 한다. 더 나아가 노골적으로 책의 주제와 관계없이 동기부여 기법만 잔뜩 쓰다 끝나버리는 책들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무엇보다도 진지한 그런 시도가 간혹 악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동기가 부여되어 스스로 받아들이고 변화를 위해 매진하게 되어 나름의 효과를 보지 않는 한은, 방법론에만 익숙해져 여기저기 방법론만 힐끗거리며 실질적인 변화는 포기하는 나태가 올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은 변화라도 성취감을 한 번 맛보게 되면, 그 이후로는 더 큰 목표들을 향해 끈의 긴장을 조절하는 방법을 습득하는 일만 남아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내가 보기에 여기까지 나아가 한번 더 비틀어준 관점을 제공하는 책들이 있다.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인데, 설명을 시도하는 것을 보면, 겉으로 보이는 성격보다 깊숙한 곳에 위치한 본질적인 무언가가 있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방법론은 역시 외부의 형식에 맞추면 저절로 된다는 식이다. 그것이 힘들기 때문에 거기에 맞추기 위해서라는 하나의 목적만 가지고도 그 많은 교육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정말 본질적인 곳을 건드리면, 붓과 화선지만 있는 시대에서도, 종이가 귀한 시대에서도, 책상 앞에서 낱장 어지러운 수첩 하나만 가지고 있는 지금 이순간 여기에서도 얼마든지 시간을 조작하고 수많은 계획에 대한 쏟아져나오는 아이디어를 받아 적으며, 눈앞에 자신있게 결과물을 내려놓을 수 있는 그 언젠가를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해야할지 하나하나 짜맞추고 드디어는 그자리에서 작은 한부분부터라도 시작점을 찍고야 마는, 그런 에너지 넘치는 순간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매일매일이 쌓여 조금씩 더 큰 내일을 얻는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건 표지에 찍어 놓은 현란한 수식어에 비해서는 너무 초라하지 않은가? 모름지기 그런 수식어들을 붙이고 내보냈으면, 최소한 작심삼일 때와 같은 작은 것들만 쌓는 것이 아니라, 나날이 기대와 보람이 쌓여가게 해 줄 내용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런 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 그런 책이 아니라도 그 책을 교재로 사용하는 강좌에 참석한 사람들은 다른 책에서도 얻을 수 없는 것들을 한아름 얻어 오는 것도 사실이다. 아마도, 그래서 자기계발은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면, 동기부여 기법만 필요한 사람들도 물론 있겠지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