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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글도 제대로 못읽으면서
    사회.경제 2015. 5. 8.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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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테의 Desktop에서 작성]

    한글날만 되면 항상 나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각종 외래어 사용을 지양해야~", "통신 은어나 외계어가 난무하는~" 등등입니다. 그런데 왜 한글날 그런 이야기를 할까요? 한글은 글자입니다. 알파벳처럼 말입니다. 만약 히라가나의 발음이 풍부했다면 우리말도 적을 수 있었겠죠. 워낙 발음도 몇 개 없는 후진 글자다 보니 다른 데에는 쓸데도 별로 없지만 글자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우리말은 로마자 표기도 가능하지요. 그렇다고 로마자 표기를 쓰려면 영어나 유럽어를 알아야 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한글이나 로마자를 몰라도 우리말은 할 수 있습니다. 한글 이전에도 우리말은 있었습니다. 한글은 글자입니다. 우리말에 맞게 만들어낸 글자일 뿐입니다. 우리말을 적으려다 보면 굳이 쓸 필요 없는 후진 글자처럼 보이는 히라가나도 일본어에 맞게 만들어진 글자일 뿐입니다. 일본인들은 자기들은 쓰지 않는 발음이라도 몇 가지 한자를 더 확장해서 다른 언어에 맞게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글자는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1. 인기가 있었던 "월리를 찾아라"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목을 눈앞에 보고 읽으면서도 굳이 "윌리를 찾아라"라고 발음하던 사람들이 꼭 있었습니다. 지금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윌리"를 보고도 윌리고 "월리"를 보고도 윌리랍니다. 원래 그렇게 읽는 거라서 그렇게 읽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원서 제목은 "Where's Wally?"입니다. 저걸 어떻게 윌리라고 읽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영어공부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려나요?

    2-1. "밀크쉐이크"를 주문할 때는 언제나 "밀크셰이크"를 주문합니다. 왜 그럴까요? 원래 "밀크셰이크"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밀크쉐이크"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이 있겠지요. "안간힘"처럼 원래의 뜻 대신 글자 그대로 읽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 주변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2-2. 국내에 들어와 있는 자동차 브랜드 중 chevrolet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 자동차 판매점이나 광고를 보면 늘 "쉐보레"라고 쓰고 항상 "셰보레"라고 읽습니다. 영어 발음도 "셰보레"입니다. 이것을 제가 지적했더니 한 지인이 "원래 ㅞ 발음이 그렇다"고 합니다.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일까요? 원래 발음이 그렇다면 왜 국어 시험에 "왠지"와 "웬지"가 나오면 그렇게 헷갈리는 사람이 많을까요? 그리고 그렇다면 피터팬에 나오는 "웬디"는 "옌디"처럼 읽는다는 걸까요?

    있는 글자도 제대로 못읽어서 회사 이름도 그렇게 짓는 사람들이 말을 제대로 하자고요? 외래어든 외계어든 모두 적는 한글의 위대함에는 전혀 주목하지 않습니다. 일단 깎아내리기에 바쁩니다. 말도 안되는 세금 인상으로 "허덕이는 민심"에 부채질하는 주제에 "면세 담배가 싸니 아예 담배 가격 자체도 올리자"라는 자본주의의 기초도 모르는 소리도 남들이 하니 같이 하는 방송들입니다. 우르르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남들 하는 소리나 복사해서 붙여넣기 하는 주제에 가르친다고 하니 저런 소리만 나올 뿐이죠. 떡하니 있는 글자를 자기네 방송국에서 제대로 광고하게나 하면서 그런 소리 하라고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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