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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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집짓기글쓰기 2018. 10. 16. 06:27
글을 쓴다는 것은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생각을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로 표현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남이 볼 수 있는 뼈대도 있어야 하고 형태가 되는 글도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그 안에 들어가서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겉으로는 번쩍번쩍한 벽돌집이지만 그 안쪽까지 벽돌로 차 있으면 안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이 들어가 느낄 수 있는 여지도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나는 글쓰기가 집짓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집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모델하우스는 아니다. 나도 나중에 다시 읽기 위해서가 주 목적이지, 내 생각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토론을 하기 위해서 쓰는 것은 아니다. 엄밀히 말해, 그 정도로 정성들여 글을 쓰는 편은 아니다. 어쩌면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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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날렸다글쓰기 2018. 10. 8. 06:33
보통 때라면 글을 쓸 거리가 생기면 스마트폰에 엄지로 열심히 기록을 남긴다. 길을 가다가 한쪽으로 비켜서서 구글 keep에 말 그대로 킵해 놓을 때도 있고, 에버노트를 열어서 주저리주저리 적고 있을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잊어버리기 전에 적는 것이다. 그 전에도 그런 작업의 중요성을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영업일 기준으로 거의 매일 글을 얼려야겠다고 마음먹은 요즘은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그 중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잠자리에서의 메모이다. 지난 추석 연휴 중에 생긴 일이다. 잠자리에 누워서 잠이 막 들려고 하는 참이었다. 블로그에 올릴 글이 생각이 났다. 졸음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걸 메모로 해야 할지 글을 바로 만들지 고민이 되었다. 당연히 고민할 일이 아니다. 밤에 글을 쓰려다가 잠이 깨버리면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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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namist.ioIT 2018. 10. 5. 06:21
그 동안 사용했던 도구들을 설명하면서 동기화의 편리성으로 인해 에버노트를 사용했었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그리고 소개했던 곳이 dynalist.io이었는데, 여기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dynalist는 특징이 몇 가지 있다. 문서를 작성할 때 특별한 설정을 하지 않으면 리스트 형태로 보인다. 그래서 작성할 때 문단의 구분이 확실한 편이다. 특히 페이지 번호를 적고 그 옆에 내용을 적는 독서록의 경우 매우 편리하다. 리스트 기능은 어차피 구글 keep을 비롯해서 사용할 만한 도구가 많으니 굳이 dynalist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나중에 백업이 쉽다. 언제든지 백업을 하면 트리구조를 그대로 폴더로 만들어 저장해 준다. 파일들을 텍스트형식으로 저장하면 속도도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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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감글쓰기 2018. 9. 28. 06:49
나는 솔직한 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여가 시간에 무엇을 하는가 하고 물어보면 아무도 읽지 않는 블로그이지만 거기에 올릴 글을 쓴다고 대답을 한다. 정말 얼마나 읽을지 모르는 블로그 외에도 할 일은 많이 있지만 그래도 어쨌든 신경이 쓰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신경이 쓰이지만 그 즐거움이 더 커서 스트레스가 되지 않는 것이 바로 취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이런 것을 물어보는 사람들도 취미처럼 술을 마시는 사람인 경우가 많아서 취미가 축구나 골프인 사람들보다는 쉽게 수긍을 한다. 음주를 취미라고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사람들이 보기에 술자리도 잘 갖지 않는 것이 신기해 보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은 든다. 글을 쓴다는 것은 꼭 직업이 작가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힘들다는 것을 지난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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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생각하기글쓰기 2018. 9. 19. 06:10
다른 사람들은 고민이 있을 때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글로 정리를 하면서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보통은 술로 푼다거나 산책을 한다고 하지만 그런 경우는 먼저 복잡해진 머리를 문제에서 일단 해방시키는 방법이고, 그 이후에야 책상에 앉아서 고민을 한다거나 볼펜을 들고 해결책을 강구하기 시작한다거나 하는 단계로 접어들기 마련이다. 글로 정리를 한다는 것은 반드시 고민에 대한 것이 아니라도 모두 적는다는 것을 뜻한다. 지금 고민이 되는 심리 상태라던가 하는 것들이 모두 포함된다. 예를 들어 납기일이 다 되었는데 준비중이라고만 대답을 하는 업체 담당자와 전화를 끊은 후에는 다음과 같은 글을 쓴다고 보면 된다. 해야 할 일이 제법 많다. 현장에서 제대로 돌지 않는 기계는 없는지 확인하는 데 두 시간 정도 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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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타법글쓰기 2018. 9. 18. 07:22
키보드 위에 손가락을 얹으면 옛날에 한창 들었던 이 말이 떠오른다. "너, 워드 1분에 몇 타 쳐?" 실제로 일을 하면서 보니 워드를 치는 속도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보고서들이 페이지가 그렇게 많지 않은 탓도 있고 베껴야 할 정도라면 웬만하면 ctrl-C, ctrl-V로 해결이 되는 탓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생각보다 엑셀 작업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워드 작업이 절대적으로 많았다면 워드를 빨리 치는 것이 효율을 올리는 길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이 훨씬 많다. 노트북에 앉아 키보드에 손을 올려 놓으면 글이 머릿속에서 술술 나올 때는 유리하다. 생각나는 대로 열심히 모니터에 옮겨야 하기 때문에 순수하게 워드 작업이라고 보아도 무난할 정도일 때도 있다. 하지만 생각의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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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노트글쓰기 2018. 9. 14. 07:30
한때는 나도 에버노트의 열렬한 팬이었다. 스마트폰이 나오고 나서 처음으로 '동기화'라는 것의 무서움을 체감했기 때문이었다. 스마트폰에서 글을 쓰면 컴퓨터에서도 그대로 이어서 작업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의 협업까지는 생각도 못했던 때였고 나에게는 그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저장을 하고 불러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움이었기 때문이었다. 블로그에 올릴 글들의 습작부터 시작해서 각종 메모들까지 글자라는 것을 저장하는 것은 무조건 에버노트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과금 시스템도 신선했다. 매월 정해진 용량이 있어서 그 이내에서 사용하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매월 정해진 용량은 말 그대로 달이 바뀌면 다시 계산이 되기 때문에 '글자만 사용하면' 아무 문제가 없었다. 문제가 생긴 것은 1년여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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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보인다는 것글쓰기 2018. 9. 13. 06:30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곳에 숨어 끄적이던 것이 내 학창 시절 내 글의 운명이었다. 가끔 글쓰기 대회에 나가기는 했지만 쓰는 것을 좋아하기만 하고 재주는 없던 소년은 수상은 일찌감치 포기했었다. 그렇게 두고두고 누군가에게 보일 만한 글이 아니었기에 여기저기 짧게 메모하듯 써갈기고 나조차 읽기 함든 모양새가 되어도 부담이 없었다. 간혹 긴 글을 쓰더라도 다시 읽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지금보다는 아주 가끔이지만 그렇게 쓰고 나면 한바탕 소리라도 지른듯, 뜀박질이라도 한 듯 기운이 빠지면서 상쾌하곤 했다. 결국 쓴웃음을 지으며 한 잔의 술을 더 입에 털어놓게 되는 술자리 수다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가끔은 쓰고 싶을 만큼 답답한데 그렇게 써갈기는 것조차 녹록치 않아 더 답답했던 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