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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의 느낌일상의 끄적임 2018. 9. 19. 07:30
멍하다.생각이 없는 건 아닌데 건져 올리기가 쉽지 않다. 내가 모르는 생각들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는데 쓰는 것 뿐만 아니라 말을 하려고 해도 자꾸 가라앉아 떠오르지 않는다. 분명히 무슨 생각인지 보고 나면 어떻게 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그래서 지금 그 생각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라도 알 수 있을텐데 구체적으로 올라오질 않는다.술을 많이 마시고 나면 다음 날부터 길면 사흘까지 우울한 느낌이 들면서 세상에 대해 욕심과 미련이 적어지는 상태를 겪는다. 생각이라는 것은 하기 때문에 어떻게 되어도 상관 없다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의욕없이 말 그대로 '의무'로만 생활을 해 나가는 것이다. 정말 많이 마시면 그 정도가 심해지겠지만 그렇게까지 마시지는 않기 때문에 이틀 정도는 딱 이만큼의 고생을 한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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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생각하기글쓰기 2018. 9. 19. 06:10
다른 사람들은 고민이 있을 때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글로 정리를 하면서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보통은 술로 푼다거나 산책을 한다고 하지만 그런 경우는 먼저 복잡해진 머리를 문제에서 일단 해방시키는 방법이고, 그 이후에야 책상에 앉아서 고민을 한다거나 볼펜을 들고 해결책을 강구하기 시작한다거나 하는 단계로 접어들기 마련이다. 글로 정리를 한다는 것은 반드시 고민에 대한 것이 아니라도 모두 적는다는 것을 뜻한다. 지금 고민이 되는 심리 상태라던가 하는 것들이 모두 포함된다. 예를 들어 납기일이 다 되었는데 준비중이라고만 대답을 하는 업체 담당자와 전화를 끊은 후에는 다음과 같은 글을 쓴다고 보면 된다. 해야 할 일이 제법 많다. 현장에서 제대로 돌지 않는 기계는 없는지 확인하는 데 두 시간 정도 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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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타법글쓰기 2018. 9. 18. 07:22
키보드 위에 손가락을 얹으면 옛날에 한창 들었던 이 말이 떠오른다. "너, 워드 1분에 몇 타 쳐?" 실제로 일을 하면서 보니 워드를 치는 속도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보고서들이 페이지가 그렇게 많지 않은 탓도 있고 베껴야 할 정도라면 웬만하면 ctrl-C, ctrl-V로 해결이 되는 탓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생각보다 엑셀 작업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워드 작업이 절대적으로 많았다면 워드를 빨리 치는 것이 효율을 올리는 길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이 훨씬 많다. 노트북에 앉아 키보드에 손을 올려 놓으면 글이 머릿속에서 술술 나올 때는 유리하다. 생각나는 대로 열심히 모니터에 옮겨야 하기 때문에 순수하게 워드 작업이라고 보아도 무난할 정도일 때도 있다. 하지만 생각의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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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노트글쓰기 2018. 9. 14. 07:30
한때는 나도 에버노트의 열렬한 팬이었다. 스마트폰이 나오고 나서 처음으로 '동기화'라는 것의 무서움을 체감했기 때문이었다. 스마트폰에서 글을 쓰면 컴퓨터에서도 그대로 이어서 작업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의 협업까지는 생각도 못했던 때였고 나에게는 그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저장을 하고 불러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움이었기 때문이었다. 블로그에 올릴 글들의 습작부터 시작해서 각종 메모들까지 글자라는 것을 저장하는 것은 무조건 에버노트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과금 시스템도 신선했다. 매월 정해진 용량이 있어서 그 이내에서 사용하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매월 정해진 용량은 말 그대로 달이 바뀌면 다시 계산이 되기 때문에 '글자만 사용하면' 아무 문제가 없었다. 문제가 생긴 것은 1년여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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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보인다는 것글쓰기 2018. 9. 13. 06:30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곳에 숨어 끄적이던 것이 내 학창 시절 내 글의 운명이었다. 가끔 글쓰기 대회에 나가기는 했지만 쓰는 것을 좋아하기만 하고 재주는 없던 소년은 수상은 일찌감치 포기했었다. 그렇게 두고두고 누군가에게 보일 만한 글이 아니었기에 여기저기 짧게 메모하듯 써갈기고 나조차 읽기 함든 모양새가 되어도 부담이 없었다. 간혹 긴 글을 쓰더라도 다시 읽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지금보다는 아주 가끔이지만 그렇게 쓰고 나면 한바탕 소리라도 지른듯, 뜀박질이라도 한 듯 기운이 빠지면서 상쾌하곤 했다. 결국 쓴웃음을 지으며 한 잔의 술을 더 입에 털어놓게 되는 술자리 수다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가끔은 쓰고 싶을 만큼 답답한데 그렇게 써갈기는 것조차 녹록치 않아 더 답답했던 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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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환경글쓰기 2018. 9. 12. 07:00
가끔 나에게 서재가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 본다. 전업 작가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내 글을 남에게 보일 정도가 되어 집에서도 당당하게 "글을 쓰겠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면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과연 그런 정도가 되었을 때 나에게 글 쓰는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우선 커다란 책상이 창문을 등지고 있을 것이다. 원목으로 된 책상일 필요는 없다. 마트에서 사온 조립식 책상이어도 관계 없다. 중간에 뭔가 튀어나와 있어 무릎을 부딪힐 일만 없다면 책상의 구조는 아무래도 상관 없다. 하지만 크기는 중요하다. 창문에 대어 놓을 것이라면 작아도 상관이 없지만 창문을 등질 때는 아무래도 큰 게 낫다. 창문에 대어 놓지 않는 이유는 밖을 조금 더 잘 보기 위해서이다. 글을 쓰면서 내다보지 않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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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구글쓰기 2018. 9. 11. 05:30
짝사랑이라는 말은 언제나 아련함이라는 단어를 달고 나타난다. 그 아련함은 시간이 만들어 낸 아련함이다. 그 아련함을 아는 사람은 아련함만 아는 것이 아니다. 그 느낌이 아련함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오래 전, 그 짝사랑이 현재였을 때 간절함이라는 것을, 일종의 병과 같은 그 상태를 겪어 보았어야 한다. 그 간절함은 특징이 있다. 촉감도 없고 실체도 알 수 없지만 상대방이라고 생각하는 그 대상을 향한 갈구는 마치 멀리뛰기를 하고 싶지만 도약을 해야 할 곳에 텅 빈 공간이 있는 것처럼, 무력감과 허무함을 동반한다. 잡을 수 없을 것 같지만 잡지 못했을 경우의 수를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무력감을 단지 잊고자 하는 열심한 노력의 시간. 머릿속을 가득 채운 환상같은 상상들,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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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하루일상의 끄적임 2018. 8. 30. 06:58
요즘 나에게 있어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시계를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일정'이다. 알람을 맞춘 시간에 제대로 일어나면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보통 직장인의 회사 생활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계획은 체력 때문이든 술 때문이든 심지어 어떤 날엔 단순한 게으름 때문이든 100% 지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고 나도 그것은 매우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 계획이 있다는 것 자체가 아침부터, 하루의 시작부터 실패한 날일수록 기죽지 않고 다음 날 아침을 기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준다. 가깝든 멀든 미래에 대해 희망과 의지를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나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이상적인 하루 04:00 기상. 일어나서 물 한 잔을 ..